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가장 자주 시선을 멈추는 것은 저물어 가는 하늘이다.
일몰의 순간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가장 솔직한 색의 장면으로, 하루의 끝을 조용히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나 그 끝은 단절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잠시의 쉼처럼 느껴진다.
해가 지며 어둠이 서서히 스며들고, 사물은 형태를 잃은 채 그림자로 남는다. 그 과정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본질만이 남는다.
그 위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채의 하늘은 서로 겹치고 스며들며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고, 이는 각기 다른 감정과 시간이 결국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짧은 순간 속에서 나는 안정감과 기쁨,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허탈감이 동시에 공존하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끝내 나를 가볍게 하며,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여지를 남긴다. 사라짐과 남아 있음이 교차하는 이 시간은 나의 내면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으며,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조용히 건넨다.
작가는 이러한 개인적인 감정을 하나의 상징적인 주제로 응축해 실루엣으로 표현하고,
그 감정의 흐름을 따라 배경의 색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완성된 화면은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마주한 나의 시선을 담아내며, 그 속에는 끝이 아닌 가능성의 기운이 머문다.
이 순간의 감정이 관람자에게도 조용히 전달되어, 각자의 하루 끝에서 작은 위로와 내일을 향한 여백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