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 yoeng min 하영민

B. 1993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가장 자주 시선을 멈추는 것은 저물어 가는 하늘이다. 일몰의 순간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가장 솔직한 색의 장면으로, 하루의 끝을 조용히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나 그 끝은 단절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잠시의 쉼처럼 느껴진다. 해가 지며 어둠이 서서히 스며들고, 사물은 형태를 잃은 채 그림자로 남는다. 그 과정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본질만이 남는다. 그 위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채의 하늘은 서로 겹치고 스며들며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고, 이는 각기 다른 감정과 시간이 결국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짧은 순간 속에서 나는 안정감과 기쁨,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허탈감이 동시에 공존하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끝내 나를 가볍게 하며,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여지를 남긴다. 사라짐과 남아 있음이 교차하는 이 시간은 나의 내면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으며,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조용히 건넨다. 작가는 이러한 개인적인 감정을 하나의 상징적인 주제로 응축해 실루엣으로 표현하고, 그 감정의 흐름을 따라 배경의 색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완성된 화면은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마주한 나의 시선을 담아내며, 그 속에는 끝이 아닌 가능성의 기운이 머문다. 이 순간의 감정이 관람자에게도 조용히 전달되어, 각자의 하루 끝에서 작은 위로와 내일을 향한 여백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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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82 10-7338-3921

hymm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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